집에 오면 말이 사라진다
밖에서는 괜찮은 척 잘 웃고 대답도 합니다. 그런데 집에 들어와 문을 닫으면 누구와도 말을 이어 가고 싶지 않아져요. 연락이 와도 읽기만 하고 답을 미루게 됩니다. 혼자 있고 싶었던 건 맞는데, 너무 오래 조용히 있으면 또 세상에서 멀어진 것 같아 불안합니다. 사람을 만나면 지치고 혼자 있으면 불안한 이 상태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오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되는 저녁을 보내고 있습니다. 내일의 저는 조금 나아질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겠죠. 지금은 누군가가 걱정하지 않을 만큼만 조용히 있고 싶습니다. 답장을 미룬 사람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지만, 지금은 문장을 고르는 일조차 힘듭니다. 혼자 있는 시간이 회복인지 도망인지 구분할 수 없는 채로 밤이 갑니다. 오늘은 그 구분을 미뤄 두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