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잠 뒤에 하루가 사라졌다
잠깐 눈을 붙이려 했는데 해가 지고 있었습니다. 쉬었다는 느낌보다 하루를 통째로 놓친 느낌이 더 커요. 일어나서 물을 마시는데 벌써 내일을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커튼을 열어 보니 밖은 이미 저녁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잠깐 쉰 건데 하루의 순서를 다 놓친 것 같아서 부엌에 서서 한참 멍했습니다. 남은 시간에 뭘 하면 만회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그 생각만으로도 더 피곤해졌어요. 낮잠 하나에도 이렇게 죄책감을 느끼는 게 이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