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게시판

싫은 부탁을 또 받아버렸다

정말 하기 싫은 부탁이었는데 관계가 어색해질까 봐 또 알겠다고 말했습니다. 말을 꺼낸 사람은 고맙다고 했지만, 저는 답장을 보낸 순간부터 후회가 시작됐어요. 거절할 수 있는 사람은 차갑지 않고 자기 사정을 아는 사람이라는 말을 듣습니다. 그런데 막상 제 차례가 오면 그 말이 하나도 떠오르지 않습니다. 상대가 실망할 표정부터 상상하게 돼요. 이 부탁이 끝나면 다음에는 꼭 다르게 말하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아마 다음에도 비슷하게 웃고 있을 것 같습니다. 싫다고 말하는 연습은 왜 늘 실제 상황에서만 실패할까요. 처음에는 한 번만 도와주면 끝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부탁을 받아들인 뒤에는 제가 할 수 있는 범위를 다시 설명할 기회도 사라진 것 같습니다. 일정이 바쁘다는 말을 하면서도 결국 제 시간을 먼저 비워 두게 돼요. 상대가 정말 나쁜 의도로 부탁한 것은 아닐 겁니다. 그래서 더 말하기 어렵습니다. 제 마음이 불편하다는 이유만으로 선을 그어도 되는지, 오늘도 답을 못 찾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