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이 끝난 뒤 혼자 하는 복기
사람들을 만나고 돌아오면 꼭 대화 장면을 다시 재생하게 됩니다. 그때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상대 표정이 잠깐 굳었던 건 아닌지, 너무 많이 웃은 건 아닌지 순서대로 떠올라요. 만나는 동안에는 괜찮았는데 집에 오면 제가 낯설어집니다. 친구들은 아무 생각 없을 거라고 말하지만 저는 그 말을 믿는 데 시간이 걸립니다. 메시지를 보내서 이상한 말 하지 않았냐고 묻고 싶다가도, 그러면 또 상대를 곤란하게 만들 것 같아 멈춥니다. 오늘도 씻고 누웠는데 한 문장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사실 누가 잘못한 일도 아니었을 텐데, 제 머릿속에서는 이미 여러 번 수정된 장면이 되었어요. 이런 복기는 언제쯤 조용해질까요. 혹시 제가 너무 조용해서 상대가 불편했을까 하는 생각까지 따라옵니다. 답을 알 수 없는 질문을 혼자 붙잡는 밤이 반복되니, 다음 약속을 잡는 일도 조금 겁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