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많은 곳에서 더 혼자였다
오랜만에 여러 사람이 모인 자리에 갔습니다. 웃고 이야기하는 동안에는 괜찮았는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유난히 조용해졌어요. 함께 있었던 시간이 좋지 않았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집에 들어와 불을 켜는 순간, 오늘 나눈 말들이 갑자기 멀리 있는 일처럼 느껴졌습니다. 이런 날에는 누군가에게 긴 메시지를 보내고 싶다가도 괜히 방해할까 봐 멈춥니다. 대신 냉장고에서 차가운 물을 꺼내 마시고 창문을 조금 열었어요. 바깥 소리가 들어오니 혼자라는 감각이 아주 조금 옅어졌습니다. 내일은 특별한 약속을 만들기보다 익숙한 사람에게 안부 한 줄을 보내 보려 합니다. 답이 바로 오지 않아도, 제가 세상 쪽으로 손을 한번 내밀었다는 사실은 남을 테니까요. 외로움이 꼭 사람의 수로만 결정되는 건 아니라는 것도 압니다. 오늘처럼 마음이 조용한 날에는 그 감정을 빨리 없애려 하기보다, 잠시 곁에 두는 편이 나을 때도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