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게시판

칫솔질을 했는데 또 한 것 같은 날

아침에 양치했는지 기억이 안 나서 한 번 더 했습니다. 두 번째로 칫솔을 들고 나서도 첫 번째가 진짜였는지 확신이 없었어요. 결국 오늘은 치아보다 제 기억력이 더 반짝이는 날이 됐습니다. 출근 준비를 하며 가방을 세 번 열어 보고, 문을 잠갔는지도 두 번 확인했습니다. 피곤하면 이런 사소한 확인이 늘어난다는 걸 알면서도, 매번 제가 이상해진 것처럼 느껴져요. 그래도 점심쯤에는 그 일이 조금 웃겼습니다. 오늘의 성취는 이를 과하게 깨끗이 한 것과, 같은 불안을 세 번 확인하고도 무사히 하루를 시작한 것입니다. 내일은 현관문을 잠근 뒤 사진을 찍어 둘까 잠깐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그 정도까지는 하지 말자며 웃었습니다. 피곤한 날의 저는 조금 번거롭지만, 그래도 매일 제 몸을 데리고 출발하는 사람입니다. 기억이 흔들린 날에는 조금 천천히 움직여도 괜찮겠죠.